
족저근막염은 새벽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디는 순간 발뒤꿈치 깊숙한 곳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치솟는 질환입니다.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직업, 잘못 맞춰 신은 딱딱한 구두, 주말마다 이어지는 과격한 달리기와 하이킹이 발바닥을 지탱하는 족저근막에 미세 파열을 남기면, 체중이 실리는 매 순간마다 염증과 통증이 반복됩니다. 한 번 발병하면 몇 달에서 1년 가까이 삶의 리듬을 흔들 수도 있지만, 증상의 기전을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통증을 크게 줄이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발생 원인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가락 기저부까지 부채꼴로 펼쳐져 아치를 받치는 강한 섬유띠입니다. 평소에는 에어백처럼 충격을 흡수하지만,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하이힐과 같이 아치를 과도하게 늘이는 신발을 오래 신으면 근막에 미세 손상이 누적됩니다. 평발이나 요족처럼 발의 구조적 변형이 있으면 충격이 특정 지점에 집중돼 손상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특히 몸이 마르더라도 종아리 근육이 뻣뻣하면 보행 과정에서 근막이 제대로 늘지 못해 스트레스가 커집니다.
특징적 통증
통증은 발뒤꿈치 안쪽에서 시작해 첫발을 디딜 때 가장 심합니다. 잠시 걸은 뒤에는 근막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둔해지지만, 오래 서 있거나 한참 앉아 있다가 다시 움직이면 통증이 재현되는 것이 전형적입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악화되고, 발뒤꿈치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정확한 지점을 짚을 수 있으면 족저근막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발바닥 전체가 얼얼하게 당기고, 종종 발가락까지 저린 느낌이 스며들기도 합니다.
진단과 경과
진단은 진료실에서 통증 위치, 생활 습관, 신발 종류를 확인하고 발을 눌러보는 촉진으로 충분히 이뤄집니다. 엑스레이는 뼈 부압이나 피로 골절을 배제하기 위해 촬영하며, 초음파나 MRI는 만성 통증이 수개월 이어질 때 근막 두께나 염증 범위를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대개의 경우 3개월 안에 꾸준한 스트레칭과 깔창 교정만으로도 통증이 절반 이하로 줄고, 6개월이 지나면 일상 활동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호전됩니다.
보존적 치료
첫 단계는 체중 관리와 신발 교체입니다. 쿠셔닝이 좋은 운동화를 신어 발바닥 압력을 흡수하고, 평발이나 요족이라면 아치 지지 깔창을 맞춰 근막 장력을 골고루 분산합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 침대에서 수건으로 발가락을 몸쪽으로 당겨 종아리와 발바닥 근막을 30초 이상 늘여 주고, 하루에 서너 차례 반복하면 근막 유연성이 회복됩니다. 필요하면 엔세이드 계열 소염진통제를 1~2주 복용해 급성 염증을 진정시키고, 증상이 계속되면 체외충격파 치료로 국소 혈류를 늘려 재생을 촉진합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 완화 효과가 빠르지만 근막을 약하게 만들 위험이 있어 연 2회 이내, 간격을 두고 제한적으로 사용합니다.
재발 방지와 생활 습관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스트레칭을 생활화하고, 오래 서 있는 작업 환경이라면 2~3시간마다 짧게라도 발을 들어 근막에 휴식을 주어야 합니다. 주말 운동은 갑작스러운 인터벌 러닝보다 평지를 30분 걷고 종아리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하이힐은 5cm 이하로, 구두는 발볼이 여유 있는 디자인으로 바꾸면 발가락이 앞쪽 벽에 밀리며 근막이 과도하게 당겨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벽 첫걸음에 다시 통증이 느껴지면 초기에 스트레칭과 깔창으로 관리해 만성화되는 악순환을 끊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