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공급망 불안은 중국의 수출 통제와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본문은 희토류의 경제적 가치, 중국 독점 구조, 미국·EU·한국의 대응 전략을 최신 사례로 정리합니다.
경제적 가치는 ‘대체 불가성’에서
희토류는 란타넘족 15개 원소에 스칸듐과 이트륨을 더한 17종을 가리킵니다. 네오디뮴 자석이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의 효율을 좌우하고, 세륨 연마제가 반도체 웨이퍼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탄생시킵니다. 유로퓸·터븀은 선명한 화면 색감을 만들고, 란타넘은 촉매 변환 장치로 환경 규제 대응에 기여합니다.
극소량으로 소재 성능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이 ‘산업의 비타민’이 없으면 4차 산업 핵심 분야가 멈춘다는 사실이 희토류 가격과 전략적 가치를 결정짓습니다.
중국은 ‘공정’ 장악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말이 현실화된 배경은 매장량보다 ‘밸류체인 장악’에 있습니다. 중국은 채굴, 분리‧정제, 자석 가공, 최종 제품 생산까지 수직계를 구성해 희토류 가치사슬을 사실상 독점했습니다. 무거운 희토류 디스프로슘·테르븀·가돌리늄을 중심으로 7종을 수출 규제 품목에 올리면서, 중국은 경제 논리가 아닌 외교‧안보 카드로 희토류를 무기화했습니다. 이 조치는 미국과 EU가 추진하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직접적인 경고장을 던지는 효과를 냈습니다.
미국의 100 % 추가 관세 예고
미국 행정부는 중국 통제에 맞서 희토류 수입분에 100 % 추가 관세를 예고했습니다. 명분은 ‘국가 안보 수호’였지만 사실상 공급망을 자국 내 혹은 우방 국가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지였습니다. 관세가 현실화되면 기존 가격 구조가 무너지고, 전기차‧AI 서버‧국방 장비 원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이에 미국은 호주, 캐나다, 베트남과 희토류 탐‧제련 합작사를 설립하고, 자국 회수 산업에도 세제 혜택을 부여해 ‘중국 의존율 80 %’ 구조를 빠르게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재편, 기회는 어디에
중국 통제와 미국 관세 선언 사이에서 일본과 유럽은 재활용 기술과 대체 소재 연구로 대응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일본은 폐전자제품에서 네오디뮴을 추출해 자석을 재생산하며, EU는 그린딜 자금으로 전과정 평가(LCA)에 기반한 친환경 제련 공정을 상용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양극재‧자석 재활용 투자와 함께, 베트남‧탄자니아 광산 지분 확보로 장기 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가동 중입니다. 공급망이 단일국 위주에서 다극화로 이동하는 흐름 자체가 새로운 투자·연구·기술 이전 기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남는 질문
희토류 전쟁이 본격화된 지금, 시장은 단기 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 상승 압력을 내포합니다. 공급 제약이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한 가격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고, 정부 보조금과 국책 자금이 관련 기업으로 몰릴 전망입니다. 다만 지정학 변수와 기술 대체 속도, 재활용 효율이 변수로 작용해 종목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입니다.
투자자는 희토류 자체 가격뿐 아니라 정제·가공 밸류체인과 재생 소재 기술 기업을 함께 주시해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습니다. 결국 희토류 전쟁은 자원 쟁탈을 넘어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과정이며, 위험과 기회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냉정한 정보 해석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