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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민낯, 안전성은 어디에

by 특이한 복지 202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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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가 2025년 12월 의료법 개정안 통과로 제도화의 첫발을 뗐습니다. 2026년 말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시범사업을 통해 드러난 실태는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94%의 의사가 우려하는 오진 위험부터 약물 오남용 논란까지, 편리함 뒤에 숨겨진 비대면진료의 해결 과제들을 시범사업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드립니다.

불안한 눈빛과 거친 화면

비대면진료는 화상 통신을 기본 원칙으로 합니다. 환자들은 닥터나우나 굿닥 같은 민간 플랫폼 앱을 통해 의사를 만나게 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진단의 정확성입니다. 가정에 블루투스 혈압계나 심전도 기기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 환자가 직접 잰 수치를 구두로 전달하는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화질이나 통신 속도 문제로 환자의 안색이나 환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 보니 사진이나 영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미국 JAM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격진료의 오진율이 약 14.8%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내 의사들의 94%가 대면 진료에 비해 환자를 충분히 관찰하지 못해 오진 위험이 있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비대면진료 이용 통계

진료과별 통계를 보면 내과가 전체 청구액의 약 47%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피부과와 소아청소년과입니다. 피부과는 초진 비율이 26%로 매우 높은데, 이는 환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환부를 찍어 보여주기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아청소년과는 아이들 진료보다 주말이나 야간에 급하게 약이 필요한 20대 이상 성인 환자 비율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주로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 관리나 기관지염 같은 경증 급성질환 처방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는 마약류 처방 제한 때문에 신규 진료보다는 기존 환자의 상담 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용 연령층은 60대 이상이 가장 많지만, 최근 휴일과 야간 이용 편의성 덕분에 20~30대 젊은 층의 이용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40초 진료와 약물 오남용의 그늘

안전성 논란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시범사업 기간 중 발급된 처방전의 약 32.4%가 대리처방으로 의심되었고, 전체의 절반은 탈모나 여드름 치료 같은 비급여 약물이었습니다. 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은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1만 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위반 건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부실 진료입니다. 최근 단 40초 만에 진료가 종료되는 사례가 보도되어 충격을 주었습니다. 필수적인 문진조차 생략된 채 환자가 원하는 약만 빠르게 처방해 주는 방식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현재 비급여 의약품은 심평원 보고 대상이 아니어서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기술과 제도의 균형이 필요할 때

환자들의 비대면진료 만족도는 93%에 달할 정도로 높습니다. 병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는 압도적인 편리함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에서 편리함이 환자의 안전보다 우선될 수는 없습니다. 2026년 말 본격 시행 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합니다.

가정용 진단 기기와 플랫폼 간의 데이터 연동을 표준화하여 진단 신뢰도를 높여야 합니다. 또한 '40초 진료' 같은 부실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품질 관리 기준과 비급여 약물에 대한 투명한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합니다. 비대면진료가 단순히 '약 자판기'가 아니라 안전한 의료 채널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인프라와 제도적 안전장치가 함께 성숙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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