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은 발표 직후부터 거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1인당 5만 원 상당의 보상을 약속했지만 현금이 아닌 조건부 할인 쿠폰이라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3,370만 명이라는 역대급 피해 규모와 미흡한 초기 대응, 그리고 진정성 없는 사후 조처까지 겹치며 여론은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전말과 쟁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 보상안
쿠팡이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보상 총액은 1조 6,850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SK텔레콤 보상액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수치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보상은 현금이 아닌 네 종류의 구매 이용권으로 지급됩니다. 문제는 이 쿠폰들의 실효성입니다.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쿠팡과 쿠팡이츠 쿠폰은 각각 5천 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4만 원은 여행 상품과 명품 플랫폼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평소 여행이나 명품 소비를 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입니다. 결국 5만 원의 보상을 받기 위해 수십만 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구조라, 보상을 가장한 판촉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5개월간 방치된 보안 구멍
이번 유출 사태는 그 규모와 기간 면에서도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025년 6월부터 11월까지 무려 5개월 동안 3,370만 개의 계정 정보가 고스란히 빠져나갔습니다. 전 국민의 65%에 해당하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민감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쿠팡의 대응이었습니다. 정보보호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고 자랑했지만, 중국인 전직 직원이 퇴사 후에도 인증키를 이용해 제집 드나들 듯 서버에 접속하는 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고객들의 민원이 빗발친 후에야 뒤늦게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기본적인 보안 관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기업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진정성 의심받는 늑장 대응
사태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쿠팡의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쿠팡은 크리스마스 당일에 기습적으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3,370만 명의 정보가 노출됐지만 실제로 외부로 유출된 것은 3천 건에 불과하다며 피해를 축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정부 당국과 사전 교감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인 발표였기에 셀프 조사로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는 의혹만 키웠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사태 발생 한 달 만에 사과문을 냈지만, 이마저도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김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해외 일정을 핑계로 청문회 불참을 통보해 공분을 샀습니다.
걷잡을 수 없는 집단소송과 후폭풍
소비자들의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탈쿠팡 현상이 가시화되며 이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고 집단소송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50만 명에 육박하는 피해자들이 소송에 참여했으며 로펌들은 1인당 10만 원에서 30만 원 수준의 배상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법원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쿠팡이 감당해야 할 배상금은 조 단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과징금과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집단소송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쿠팡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보상안이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