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준품셈은 공사 노무량과 장비 투입 기준을 국가가 공인한 단위당 작업량 지표로 묶어 놓은 용어입니다. 여기에 지자체가 고시한 자재 단가를 곱하면 ‘일위대가’라는 실제 공사비 산출표가 완성됩니다. 두 기준은 한몸처럼 언급되지만, 적용 주체·수정 주기·가격 반영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품셈과 일위대가가 어디서 갈라지고 현장에서는 어떻게 만나는지를 자연스럽게 풀어 보았습니다.
표준품셈
표준품셈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고시합니다. 토목·건축·조경·전기처럼 공종별로 나뉘어 한 작업단위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인력·장비 투입 시간을 숫자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150㎜ PVC 배수관을 1 m 매설하려면 숙련공 0.12인, 보통인부 0.25인, 굴착기 0.05대가 필요하다는 식입니다. 이 값은 설계 경제성 검토, 공정 계획 수립, 입찰 도면 작성에서 ‘노무량의 기준선’이 됩니다. 현장 여건이 달라져도 설계자는 이 숫자를 기본값으로 삼아 공사 물량을 계산해야 합니다.
일위대가
품셈이 물리적 투입량만 보여 준다면, 일위대가는 이 투입량에 지역별 노임단가·장비임대료·자재단가를 곱해 실제 금액을 산정합니다. 150㎜ PVC 배수관 1 m를 시공할 때 숙련공 노임 4만 8천 원, 장비 임대료 12만 원, 자재비 9천 원 등이 반영되어 ‘단가 6만 4천 원’처럼 완성 단가가 나옵니다. 일위대가는 시·도 예산과 조달청 가격 변동에 따라 분기 또는 반기마다 조정되므로 같은 공정이라도 지역과 시점에 따라 금액 차이가 발생합니다.
개정 주기와 책임 주체
표준품셈은 통상 연 1회,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이 연구 용역을 거쳐 개정합니다. 따라서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노무량 기준을 공유합니다.
반면 일위대가는 각 지자체가 고시하거나 발주처가 프로젝트 요구에 맞춰 조정하므로, 건설사·감리단·설계사무소가 실무적으로 협의해 반영합니다. 공사비가 예산 초과인지 적정 수준인지 논의할 때 품셈은 변하지 않는 기준선이지만, 일위대가는 변동 쿠션 역할을 하며 계약 협상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실제 적용
실제 공사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품셈으로 산정한 물량과 노무량이 기본 도면에 기재됩니다.
시공사가 입찰 준비를 할 때는 최신 일위대가를 적용해 견적서를 작성하고, 착공 후 공정이 변동되면 현장소장이 작업일보를 근거로 일위대가를 재적용해 추가·감액 계약을 체결합니다. 감독관이 준공검사를 할 때도 품셈 기준 투입량을 검증한 뒤, 일위대가를 곱해 최종 정산을 승인합니다.
이처럼 두 기준은 공사비 산정의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나란히 기록되면서도, 서로 다른 데이터를 담당해 균형을 맞춥니다.
왜 중요한가
표준품셈만 보고 견적을 내면 실제 자재·노임 변동이 반영되지 않아 적정 공사비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일위대가만 의존하면 투입량 산정 근거가 빈약해 감사·심의 단계에서 삭감될 위험이 큽니다. 발주처·설계자·시공자가 품셈과 일위대가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적용해야 예산 낭비도, 원가 절감 압박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두 기준의 균형 있는 이해가 공사 품질과 기업 수익을 동시에 지키는 열쇠가 됩니다.

